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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명
한국학대형기획총서사업
과제명
권위주의 정권 시기 정보기관의 형성과 변천
연구책임자
정주진
주관연구기관
연세대학교
발행년월
2025.02.25.
저서명
이후락과 그의 시대
저자
정주진
출판사
(주)북랩
초록
이후락이 중앙정보부장으로 재임하던 시기(1970.12.22.-1973.12.3.), 한국 현대사에 많은 변화가 있었고 그 변화를 이후락 중앙정보부장이 주도했다. 이 책은 이후락 중정부장 시기 주요한 정치안보적 사건을 분석한 책자이다. 책의 중심골자를 보면 첫째, 박정희와 김대중이 경합한 제7대 대통령 선거가 있었다. 이후락은 박정희의 편에 서서 이 선거를 기획하고 지휘했다. 그리고 박정희를 당선시킴으로써 박정희의 장기집권 가도를 열었다. 둘째, 해외에서는 미국이 아시아에서 발을 빼기 시작했다. 베트남전을 종결짓고 중공과 화해했다. 주한미군도 감축했다. 월남에 이어 한국도 패망할 수 있다는 공포감이 팽배해졌다. 그러한 시기 이후락은 평양을 비밀리 방문해서 김일성을 만나고 돌아왔다. 남북대화의 시대를 개척한 것이다. 셋째, 남북대화로 통일의 기운이 높아지자 이후락은 이것을 박정희의 장기집권에 접목했다. 유신이라는 박정희 종신집권의 시대를 연 것이다. 정치보다는 통치가 앞서는 시대가 열렸다. 넷째, 박정희 중심의 통치구조를 원활히 가동하기 위해서는 그 구조를 떠받치는 조직의 맹목적 충성이 필요했다. 그러나 중앙정보부를 장악한 이후락과 수도권 군권을 장악한 윤필용이 연합하는 모습을 보였다. 윤필용이 이후락을 박정희 후임으로 옹립하려는 기세였다. 그 순간 박정희는 이를 놏치지 않고 윤필용을 거세했다. 이후락까지 내치려 했으나 권력의 누수를 우려한 주변의 만류로 거둬들였다. 윤필용의 숙청에 겁을 먹은 김형욱은 해외로 달아났다. 다섯째, 윤필용-이후락 커넥션으로 대통령의 신임에 금이 간 이후락은 이제 대통령의 신임을 회복하기 위한 카드가 필요했다. 그 카드로 해외에 머무르던 박정희의 정적 김대중을 강제로 연행하는 방법을 동원했다. 하지만 고심 끝에 둔 이 악수가 이후락을 나락으로 몰아넣는 단초가 됐다. 그 악수가 부메랑이 되어 이후락은 중앙정보부장에서 물러났다. 이후락이 중정부장에 재임하던 시기 권력암투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미국의 일방적인 주한미군 감축에 대응해 자주적으로 국방력을 키우려는 노력이 있었다. 북한의 게릴라전에 대응해 지역 단위 대게릴라 체계를 구축하는 과정에서 새마을운동이 일어났다. 미국 몰래 핵폭탄 개발을 추진했으나 미국에 발각되어 미국의 견제로 핵폭탄 개발을 중단해야 했다. 미국 행정부에 비해 상대적으로 영향력이 커가던 미 의회를 움직여 더 많은 군사원조를 받아내려는 노력도 있었다. 이제 이후락 중정부장 시대 주역들도 대부분 이승을 떠났다. 그리고 그 시대를 평가한, 다양한 기록들만 남아있다.
그 기록을 객관적이고도 중립적인 입장에서 교차 검증해볼 시간에 이르렀다. 이 책은 그러한 수요에 부응하기 위해 기획됐다. 당대를 주름잡았던 사람들의 시각, 그리고 진영논리를 벗어나 가급적 가치중립적 입장에서 그 시대를 기록하려는 의도에서 구상됐다. 그 시대에 대한 다양한 기록 가운데 비교적 정확하고 사실에 가깝다고 생각되는 사료들을 선별해서 시계열적으로 적었다...